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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예시] 에세이 개인 연습작 - 좋은 사람

블로그하는봉봉 2022. 7. 2. 18:00

좋은 사람

  '시간은 황금이다', '시간은 시위가 당겨진 화살이다' 등 시간이 귀하고 빠르게 흐른다는 말은 주위에서 종종 듣곤 했다. 중고등학생때 만 해도 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랐다. 어른이 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막상 20대가 되고 나면 대학 4년과 군대 2년, 갭이어(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전까지 가지는 휴식기) 1년 그리고 취직해서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고 나면 20대 후반이다. 그렇게 29살이 되었다.

  20대 후반이 되면 주위에 결혼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뉴스에서는 2030세대의 혼인율과 출산율 하락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지만 그럼에도 결혼 청첩장은 온다. 혼인율이 급감했다고 해서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주변 지인들 대부분이 연애 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애를 하지 않는 친구들 또한 연애를 하고 싶어하고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한다.

  좋은 사람이란 굉장히 모호한 말이다. 마냥 착하고 순한 사람을 소개해 주면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거절한다. 연봉 얼마 이상, 키는 몇 센티미터 이상, 얼굴은 어느 정도 준수, 집안 형편은 어느 정도 이상 되어야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건가?

  비단 내 주위의 이야기가 아니다. 웹서핑을 조금만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들은 차고 넘친다. 연애와 결혼은 하고 싶지만 조건이 붙는다. 물론 내가 너무 잘났기에 잘난 사람을 만나는 것을 누가 손가락질할 수 있으랴. 하지만 잘난 사람이 곧 좋은 사람은 아니다. 연애와 결혼은 나보다 잘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과 해야 한다.

  퇴근하고 함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좋아하는 예능을 볼 수 있는 사람, 너무너무 서운하고 화나는 일이 있을 때 말 없이 곁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 내가 바보 같은 행동을 해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 작은 것에도 함께 감사할 수 있는 사람.

  20살에게는 많은 나이일 수도 사회 선배님들이 보시기엔 아직 한창 젊은 나이일 수도 있는 29살. 29년을 살았다. 찰나의 순간처럼 짧은 29년이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지만 그 순간도 영원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인생은 짧을 것이고 죽음의 고비를 넘는 순간에는 내 손에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으리라.

  함께 재미있게 늙어갈 수 있는 사람. 나이가 들어서도 소소한 이야기를 하며 산책할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난 지금 내 옆을 지켜주는 사람이 참 좋다. 함박웃음을 짓는 사람.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함께 좋아하는 프로를 볼 수 있는 사람. 얼굴만 마주 보고 있어도 좋은 사람. 

  모두가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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