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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예시] 에세이 쓰는법, 에세이 개인 연습작 - 좋은 일

블로그하는봉봉 2022. 10. 10. 18:00

좋은 일

대학생 때 항상 택시를 타거나 나를 잘 모르는 어른들에게 '사회복지학과에서 공부합니다'라고 말씀드리면 듣는 소리가 있다. "좋은 일 하네" 혹은 "참 착하네"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라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해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국가 고시로 패스한다. 하지만 사회적인 시선이 아직 전문직으로 보지 않아서일까, 아직도 사회복지사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 때는 뭔가 섭섭하고 억울했던 것 같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항상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착한 친구' 역할을 맡고 있었고 친지들끼리 모이는 명절이면 항상 '착한 조카', '좋은 일 하는 오빠, 동생'이 되어 있었다. 구구절절 사회복지학과에서 배우는 과목들을 설명하고 사회복지사가 얼마나 전문적인 일들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귀찮아 그저 멋쩍게 웃으며 "예, 맞습니다"라고 했다. 가끔 용돈 1, 2만원을 추가해서 주실 때면 사회복지학과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했었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막상 현장에서 발로 뛰고 나니 이런 인식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해줬다. 명함을 건네며 "아동복지 NGO에서 일하는 홍길동입니다"라고 하면 대부분은 사람들은 환한 미소와 함께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아이들을 위해 건설사 대표님을 만나 후원을 받아야 할 때도 사회복지사가 하는 그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건 강력한 힘을 가진다. "좋은 일 하는데 아이들에게 최대한 좋은 것으로 해줘야지"라며 아이들을 돕겠다는 말에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이 정말 좋다. 내가 했던 아동복지 NGO 활동가의 일은 '무형의 가치를 팔아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일'이었다. 아이들을 도와줄 사람들을 찾아가 마음을 움직이고 직접적으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까짓 '좋은 일'로 퉁 칠 수만 있다면 백 번이라도 더 칠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지방의 작은 NGO에서 후원금 횡령 뉴스를 볼 때마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 사명감이 없는 사람이 NGO 활동가라고 할 수 있을까? 정말 힘든 아이들을 위해 뛰는 사람이 필요한 때이다. 

 

앞으로 '좋은 일'에 동참하는 '좋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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